"이 주문, 받아야 하나요?" — 평균단가로 답하면 틀린다
사장님의 원가는 왜 자꾸 거짓말을 할까 — 6편 / 7편
읽는 시간 6분 · 회계 지식 필요 없음
지난 편에서 한들베이커리 김 대표는 알게 됐습니다. 오븐엔 노는 시간대가 있다는 걸요. 그런데 바로 그 오븐이, 이번엔 다른 판단을 시험합니다.
어느 날 큰 호텔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식빵을 매달 1만 개, 개당 1,000원에 납품해 주실 수 있나요?"
김 대표는 원가표를 펼쳤습니다. 식빵 개당 원가 1,200원. 잠깐 계산해 봅니다. '1,000원 받고 1,200원 드는데? 개당 200원 손해네. 거절해야겠다.'
김 대표가 본 원가표
| 식빵 개당 원가 (월 1만 개) | 개당 | 성격 |
|---|---|---|
| 재료 (밀가루·버터·포장재) | 600원 | 쓰는 만큼 |
| 포장 알바 | 100원 | 사람 수 따라 |
| 오븐·설비 고정비 | 300원 | 매달 고정 |
| 반죽·굽기 기사 월급 | 200원 | 매달 고정 |
| 평균원가 | 1,200원 |
1,000원 < 1,200원. 표대로라면 답은 명확합니다. 거절.
그런데 — 이 주문 때문에 진짜 나가는 돈만 세면?
주문을 받아서 새로 생기는 지출은 재료 600원과 알바 100원뿐입니다. 오븐 감가와 기사 월급은 이 주문을 받든 말든 매달 그대로 나갑니다.
이 주문 때문에 새로 나가는 돈만 세면 700원입니다. 1,000원 받고 700원 나가니 개당 300원, 월 1만 개면 월 300만 원 이득. 거절할 뻔한 주문이었습니다.
왜 평균원가 1,200원이 판단을 틀리게 했을까요? 우연이 아닙니다. 평균원가라는 숫자의 만듦새에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 1 — 평균원가엔 '이미 결정된 돈'이 섞여 있다
오븐 감가 300원과 기사 월급 200원. 이 500원은 이번 주문과 상관없이 이미 정해진 돈입니다.
주문을 거절해도 이 500원은 한 푼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돈이라면, 이 주문을 받을지 말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유 2 — 판단 기준은 "이 결정 때문에 달라지는 돈"뿐이다
"이 주문 받으면 얼마 남나"는 새로 들어오는 돈(매출 1,000원)과 새로 나가는 돈(700원)만 비교하면 끝입니다. 나머지는 어차피 달라지지 않으니까요.
물론 세무 신고에는 평균원가 1,200원이 맞습니다. 다만 지금 질문은 신고가 아닙니다. 질문이 다르면, 골라 쓸 숫자도 다릅니다.
이유 3 — 같은 주문이 성수기엔 독이 된다
지금 이 계산이 성립한 건 오븐에 빈 시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빈 자리에 들어가니 밀어낸 것이 없었죠.
만약 성수기라 오븐이 케이크로 꽉 차 있다면? 식빵이 들어오려면 케이크 한 판을 밀어내야 합니다. 그때는 밀려난 케이크가 벌었을 돈까지 이 주문의 비용입니다. 같은 1,000원 제안이, 이번엔 손해로 뒤집힙니다.
그래서, 주문을 볼 땐 이 숫자로 봅니다
회피가능원가 (avoidable cost)
그 결정을 하지 않으면 피할 수 있는 돈.
"이 주문 받으면 얼마 남나"는 평균단가가 아니라, 받았을 때 새로 나가는(피할 수 있었던) 이 돈으로 계산합니다.
빈 시간대라면 새로 나가는 돈은 재료와 알바 700원뿐입니다. 만석이라면 밀려나는 케이크의 몫까지가 '피할 수 있었던 돈'에 더해집니다. 그래서 같은 주문의 답이 상황따라 달라집니다.
오늘의 정리
- 주문 하나의 손익은 평균단가가 아니라, 그 주문 때문에 새로 달라지는 돈으로 따진다.
- 오븐·기사 월급처럼 어차피 나가는 돈은 이 결정과 무관하다 — 거절해도 돌아오지 않는다.
- 빈 시간대냐 만석이냐에 따라 피할 수 있는 돈이 달라져, 같은 주문의 답도 뒤집힌다.
Taylro Cost의 수주 판정 데스크는 주문마다 '새로 달라지는 돈'과 그때의 빈 시간대를 자동으로 대조해, 받아야 할 주문과 거절할 주문을 갈라 줍니다. 용어가 낯설다면 개념 배움터(/learn)부터 편하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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